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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 추억 3편] 구미 성형공장의 낭만과 대둔산의 주제가
    추억 기록 2026. 2. 28. 12:40

    지난 이야기에서는 동기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담았다면, 이번 3편에서는 제가 몸담았던 구미 성형공장 생산관리과 식구들과의 화려했던 청춘 기록을 꺼내보려 합니다. 그 시절 우리 부서는 그야말로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생산관리과의 청춘들, 그리고 여행 기획자

    당시 성형공장 생산관리과에는 미혼의 선남선녀들이 참 많았습니다. 여직원들도 많았고, 혈기 왕성한 총각 직원들도 가득했으니 자연스레 부서 분위기는 늘 활기차고 화기애애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주로 '판을 짜는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주말이면 다 같이 여행을 떠나곤 했는데, 여행지 선정부터 일정 짜기까지 대부분의 기획은 제 몫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뚝딱 예약하지만, 그때는 발품을 팔고 머리를 맞대어 일정을 짜던 아날로그식 낭만이 있었습니다.

    대둔산행과 우리의 주제가 '서울 서울 서울'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대둔산으로 떠났던 날입니다. 저는 여행을 기획할 때마다 분위기를 띄울 '주제가'를 정하곤 했는데, 그해 대둔산 여행의 주제가는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이었습니다.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

    https://youtu.be/e4zLKW1tGgE?si=R6dqyrKjnsi-gjek

     

    가사를 흥얼거리며 가파른 대둔산을 오르던 우리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비록 지금은 그 시절 사진들이 디지털로 변환되어 있지 않아 아쉽지만, 제 머릿속에는 당시의 풍경과 동료들의 웃음소리가 고화질 사진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사내 커플의 탄생, 그리고 나의 묘한 인연

    그렇게 자주 여행을 다니고 정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내 커플들이 줄줄이 탄생했습니다. 저는 열심히 판만 깔아주었을 뿐인데, 제 덕분에 인연을 맺어 결혼까지 골인한 동료들을 보며 뿌듯해하기도 했지요.

    정작 저는 정식으로 짝을 찾지 못했지만, 재미있는 기억 하나는 남아 있습니다. 당시 저를 좋아한다고 했던 분도 있었던 것 같고, 특히 회사의 얼굴이라 할 수 있었던 홍보팀의 아주 미인인 여사원이 저에게 관심을 보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 호의를 거절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도무지 거절했던 이유가 기억나지 않아 혼자 껄껄 웃곤 합니다. 아마도 그때의 저는 사랑보다는 동료들과 어울려 노는 그 활기찬 분위기 자체가 더 좋았던 모양입니다.

    돌아보니 모두가 찬란했던 시절

    회사의 간판이었던 홍보팀 여사원의 마음도 무심하게 지나쳤던 그 무심함마저도, 지금 돌아보니 모두 청춘이었기에 가능했던 객기이자 추억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춘은 그렇게 예고 없이 지나갔지만, 구미 성형공장의 그 뜨거웠던 여름과 대둔산의 노래 가사는 여전히 제 가슴 한구석을 따뜻하게 적셔줍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업무적인 치열함과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추억의 페이지를 조금 더 넘겨보겠습니다.

    ** 조용필 가수의 "서울서울서울" 노래가 1988년 5월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대둔산에 간게 아마도 1988년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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