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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11편] 30년의 세월을 건너, 그때의 나에게 건네는 위로추억 기록 2026. 2. 22. 10:18
1997년,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달력을 보니 어느덧 2026년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보증'이라는 올가미에 걸려 모든 것을 잃었던 그날로부터 어느덧 30년이 지났습니다. 인생의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덮친 시련은 저를 가족의 품에서 떼어내 지구 반대편 낯선 땅으로 밀어냈습니다. 그때는 정말 세상이 끝난 것만 같았고, 원망과 자책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들이 허다했습니다.

원망의 불꽃이 사라진 자리
도미니카의 사탕수수밭 열기 속에서, 엘살바도르의 전기 철조망 안에서 사투를 벌이며 저는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처음에는 친구에 대한 원망이 가슴을 태웠지만, 살아남기 위해 매일 땀 흘리다 보니 그 무거웠던 증오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더군요. 이제 30년이 지나 돌아보니 그 친구에 대한 원망은 이미 오래전에 비워냈습니다.
다만,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조차 듣지 못했던 아쉬움은 인생의 작은 흉터처럼 남았습니다. 그 흉터를 볼 때마다 저는 다짐합니다. 다시는 타인의 무책임함에 내 소중한 가족이 눈물 흘리게 하지 않겠노라고.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30년의 여정이 준 선물
보증을 섰던 그 '죄'는 저를 광야로 내몰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시련은 저를 나이키라는 세계적인 무대로 이끌었고, 911 사태라는 죽음의 문턱에서 저를 구해냈습니다. 30년 전의 그 사건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처럼 단단한 어느 기업의 임원으로 되어 있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니, 그 고통스러웠던 디아스포라의 시간은 제 인생을 파괴한 재앙이 아니라, 저를 더 큰 세상으로 안내하기 위해 운명이 준비한 혹독한 수업이었습니다."수고했다, 정말 고생 많았다"
이제 2026년의 제가 1997년의 절망하던 저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때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줘서 고맙다. 너의 그 땀방울이 지금의 우리 가족을 지켜냈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라고 말입니다.
비록 시작은 보증이라는 아픈 상처였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그 상처는 저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훈장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그 시절의 저를 완전히 용서하고, 제가 일궈온 이 평화로운 일상을 감사하며 살아갑니다.'추억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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