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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함께 보낸 친구를 떠나보내며: 화공과 ROTC 동기 해관이에게건강하게 삽시다. 2026. 8. 3. 08:30
오늘 아침, 차가운 문자 한 통으로 오랜 친구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해관 베네딕토. XX세라는 그리 길지 않은 생을 뒤로하고 친구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 앞에 마음이 먹먹해지고,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았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참 많은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대학 시절 화학공학과 ROTC라는 울타리 안에서 훈련받고 공부하던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시립니다. 해관이는 화공과 ROTC 동기 12명 중 선임 역할을 맡으면서 때로는 미운 짓도 하고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마음 밑바닥에는 늘 깊은 유대감과 정이 흐르던 친구였습니다.
나는 본래 성격이 소심하고 조용한 편이라 살아오면서 친구 관계를 넓게 넓히지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내 삶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마음을 터놓는 존재들은 대부분 그 시절 ROTC라는 좁고도 깊은 범주 안에 모여 있습니다. 전역 후에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3개월에 한 번씩은 꼭 만나 안부를 나누곤 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웃으며 술잔을 기울일 때 전혀 아픈 기색을 느끼지 못했기에, 최근 치매로 몸이 많이 안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언젠가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리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황망하게 먼저 떠나버릴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세월이 흘러 청춘의 푸르름은 아득해졌지만, 폭염 속에서 함께 땀 흘리며 구르던 훈련장의 흙먼지 향기, 강의실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던 그 시절의 온기는 여전히 내 안에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비록 조금 일찍 먼 길을 떠났지만, 함께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내 삶에 있어 얼마나 큰 위안이자 자산이었는지 새삼 깨닫습니다.
해관아, 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 이제는 아픔도, 괴로움도 없는 평안한 곳에서 부디 편히 쉬기를 바란다. 너와 함께할 수 있어 소중했고, 친구로서 함께 걸어온 시간이 참 고마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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