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랜만에 부산 집에 왔다
    일을 새롭게 직장을 새롭게 2025. 7. 31. 20:08
    728x90
    반응형
    SMALL

    오랜만에, 집에 왔다

    어쩌다 보니
    나는 의정부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회사가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잠깐 머무는 사람처럼 그렇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진짜 내 집은 부산에 있다.

    잊을 만하면 생각나는,
    언제든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그곳.
    다만 너무 오랫동안
    찾지 못했다.

    벌써… 10년이 되었을까.
    그 집을 비워둔 채 살아왔다.
    "전세라도 주는 게 낫지 않느냐"는 말도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다.

    하지만 나는,
    언제든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 집을 그냥 그대로 남겨두었다.

    세월은 흘렀고
    나는 다른 지역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았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다.


    ---

    그리고 이번 여름, 나는 그 집에 들어섰다.

    여름 휴가를 맞아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왔다.

    문을 여는 순간,
    시간이 되돌아가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뛰놀던 마룻바닥.
    아내와 함께 살던 그 공간.
    낡았지만 그대로인 부엌.

    가구도, 벽지도, 공기마저도
    그 시절을 품고 있었다.

    그 집은
    마치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아무 말 없이, 그대로 거기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알아차렸다.

    > 이 집이 나에게 쉼이 되어주고 있다는 걸.






    🍃 내가 쉼이 필요한 시기였구나.

    살다 보면,
    달리기만 하다 보니
    내가 얼마나 지쳤는지조차 모를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집에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나 자신이 괜찮다고 느껴졌다.

    숨을 고르고,
    차를 끓이고,
    밤에는 오래된 책장을 넘기며
    지나온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됐다.


    ---

    집은 그런 것이다.

    그저 벽과 지붕이 아니라
    나의 시간과 사랑이 머물던 자리.

    때로는
    그 집을 지키는 게
    나를 지키는 일이 되기도 한다.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곳이 아직 그대로 있다는 것.

    그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위로가 된다.


    ---

    에필로그

    누군가는 말한다.
    "집은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고.
    "빈집은 손해"라고.

    하지만 나는 지금
    그 집이 나에게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쉼을 주고 있다는 것을
    조용히 말해주고 싶다.

    혹시 당신도,
    오래 비워둔 집이 있다면
    올 여름,
    조용히 문을 열어보길.

    그 집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