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기록 40] 20일 만의 초고속 결혼, 그리고 구미 인동에서의 첫 살림
1. 전격적인 20일간의 여정
매형이나 누님께서 지금도 의아해하시는 우리 부부의 결혼 속도. 선을 본 첫 주에 상견례를 마쳤고, 그다음 주에 바로 약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약혼식 직후, 누나와 아내가 제가 직장 생활을 하던 구미로 내려와 함께 신혼집을 구했지요. 20일 만에 모든 것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큰 누나의 추진력이 아니면 성사가 어려웠던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게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신의 한 수, '대우전자' 주식 매도
당시 전셋집 자금 700만 원은 제가 보유하고 있던 대우전자 주식을 모두 팔아 마련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천운이었죠. 아시다시피 그 후 대우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때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제 인생 최고의 경제적 결단이었습니다.
3. 부부가 함께 만든 1,400만 원의 보금자리
여기에 아내가 될 사람도 똑같이 700만 원을 보탰습니다. 그렇게 우리 두 사람이 절반씩 힘을 합쳐 총 1,400만 원으로 구미 인동에 있는 어느 2층 집을 전세로 계약했습니다. 당시 제가 인동에서 자취 중이라 익숙한 곳이었지만, 회사 동료들은 "비만 오면 뻘밭이 되는 동네를 왜 가냐"며 걱정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그저 좋기만 한 보금자리였습니다.

4. 정리의 달인, 그리고 평생의 약점(?)
결혼 전, 아내가 안양에서 이삿짐을 싸서 내려왔는데 그 솜씨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박스마다 번호표를 하나하나 붙여온 꼼꼼함에 입이 떡 벌어졌죠. 그런데 그날 제가 주머니에 돈을 넣고 다니지 않는 습관 때문에 아내에게 돈을 좀 빌려 썼는데, 그게 '평생의 약점'이 되어 지금까지도 "결혼 전부터 내 돈 빌려 쓰던 사람"이라며 귀여운 구박을 받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