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기록 39] 특전사 같던 매형, 다시 우리 가족이 되어 꽃과 나무 곁으로 돌아오다
1. 대우그룹 연수원에서 시작된 인연
셋째 매형과의 인연은 내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과 맞닿아 있다. 대학 졸업도 하기 전, 군 제대도 하기 전에 나는 운 좋게 대우그룹과 삼성그룹 두 곳에서 입사 제안을 받았다. 당시 나는 대우의 분위기가 더 좋아 그곳을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삼성으로 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부질없는 후회를 가끔 하기도 한다.)
대우그룹 합격 후 설레는 마음으로 연수를 받던 중, 갑자기 회사 소속의 한 분이 나를 찾아왔다. "혹시 오현자 씨 동생이신가요?"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그분은 셋째 매형의 형님이셨다. 누나와 매형은 이미 그때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던 모양이다. 그렇게 나는 회사 연수원에서 예비 사돈을 먼저 만나는 기묘한 인연으로 매형을 알게 되었다.

2. 철원의 맹수, 그리고 사업가 기질
매형은 특전사 출신이다. 우람한 체격에 엄청난 미남이시다. 내가 군에 간 사이 누나와 결혼하신 매형은 강원도 철원에 터를 잡으셨다. 그곳에서 누나는 꽤 혹독한 시집살이를 했다고 한다. 동생으로서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두 분은 생활력이 강했다. 누나는 '얼레꼴레'라는 옷가게를, 매형은 볼링장을 운영하셨고 보험업도 하셨다. 특히 터미널 근처에서 제과점을 하실 때는 하루에 케이크를 100개 넘게 팔 정도로 장사가 잘되었다. 누나의 남다른 사업 수완과 매형의 활동력이 합쳐져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3. 거친 파도, 그리고 비 온 뒤에 땅이 굳다
인생에는 늘 굴곡이 있는 법일까. 잘 나가던 그들에게 엄청난 파도가 덮쳤다. 매형이 잠시 가정을 떠나 다른 곳으로 '유학(?)'을 떠나신 것이다. 큰누나와 둘째 누나가 나서서 말려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3년 전 여름, 회사에서 직원 복지로 속초 콘도를 지원해 주었다. 나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현자 누나와 매형이 다시 만날 자리를 마련했다. 다행히 매형은 돌아왔다. 우리 가족은 돌아온 탕아(?)를 진정으로 환영해 주었다. 누구나 살면서 실수는 할 수 있는 법 아닌가. 젖은 자리는 마르기 마련이고, 비 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지는 법이다. 나는 돌아와 준 매형이 그저 고마웠다.
4. 아버지의 길을 따라... 기막힌 우연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 셋째 매형은 현재 화훼와 조경업을 하고 계신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아버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하셨던 일이다. 매형이 볼링장을 운영하던 매형이, 이제는 장인어른이 걷던 길을 따라 꽃과 나무를 만지고 있다. 세상일은 정말 알 수 없고, 그래서 인생은 오래 살고 봐야 하나 보다.
나는 지금도 땀 흘려 일하며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매형이 좋다. 그 험한 파도를 넘어 다시 우리 곁으로 와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두 분의 앞날에 향기로운 꽃길만 펼쳐지기를, 처남은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