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기록

[추억 기록 36] 비닐하우스에서의 땀방울, 그리고 우리를 지켜준 헌신적인 사랑

파이썬 공장 2025. 12. 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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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돌아보니, 그 시절 우리 가족이 머물렀던 비닐하우스는 제게 단순한 거처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삶의 치열함과 가족의 무게를 온몸으로 배워냈던 학교와도 같았습니다.

 벽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던 간절함

방배동 구석진 곳, 철거를 앞둔 염소집을 떠나 우리가 새로 터를 잡은 곳은 아버지가 본격적으로 화훼업을 시작하신 비닐하우스였습니다. 여름이면 안은 거대한 찜통이 되었고,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마음속으로 수없이 외쳤습니다. "제대로 된 벽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꽃향기 뒤에 가려진 고단함과 학업의 무게

아버지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묵묵히 꽃을 돌보셨고, 저 역시 학업 틈틈이 그 일을 도와야 했습니다. 공대생으로서 매주 목요일마다 치러지는 챕터고사를 준비해야 했던 제게,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압박은 감당하기 쉽지 않은 짐이었습니다. 갈수록 떨어지는 성적과 집안의 갈등 속에서 저는 점차 지쳐갔습니다.

 독산동 단칸방, 그리고 '희망의 백'이 되어준 누님들

결국 누나들과 저는 독산동의 햇볕조차 들지 않는 작은 단칸방으로 옮겨갔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그 좁은 방에서 저는 생전 처음으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우리 삼 남매를 지탱해 준 든든한 버팀목, 큰누나와 큰매형, 그리고 숙이 누나와 둘째 매형이 있었습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내어준 헌신적인 사랑

지금 돌아보면 두 누님 댁 역시 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님들과 매형들은 저희가 기죽지 않도록 정말 헌신적이셨습니다. 수시로 저희를 들여다보고, 살뜰히 챙겨주셨던 그 따뜻한 손길들...

그분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저희가 그 모진 시간을 어떻게 버텨냈을까요? 그것은 단순한 도움을 넘어, 우리 가족을 끈끈하게 묶어주고 다시 일어서게 한 '희망의 불꽃'이자 '버티는 힘'이었습니다.


고단했던 그 시절, 당신들의 삶도 무거웠을 텐데 동생들을 위해 기꺼이 등을 내어준 누님들과 매형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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