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기록

글을 쓰는 이유: 치유와 기록의 여정

파이썬 공장 2025. 12. 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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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눈물의 의미

요즘 들어 펜을 들고 옛 기억을 더듬을 때마다 이유 모를 눈물이 왈칵 쏟아지곤 한다. 처음에는 그저 옛날의 아픈 추억, 힘들었던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눈물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다. 그것은 치열하게 버텨냈던 나의 어린 시절, 그 작은 소년을 향한 뒤늦은 위로이자 해후였다.

"참 힘들었구나, 정말 고생 많았구나."

글을 쓰는 행위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는 미처 돌보지 못했던 나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과정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종이 위에 글자들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가는 것은, 울고 있는 어린 나를 꼭 안아주는 일과 다름없었다.

문학 속에서 발견한 나의 모습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며 만난 수많은 작가들. 찰스 디킨스가 겪었던 빈곤, 제임스 조이스가 바라본 더블린의 풍경, 버지니아 울프의 내면의 독백들... 위대한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나는 그들의 문장 너머에 있는 지난한 삶의 궤적을 보았다.

그들 역시 자신의 고통과 시대를 글로 기록하며 스스로를 구원했을 것이다. 내가 지금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처럼, 그들도 글쓰기를 통해 삶의 무게를 견디고 시대를 증언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시대를 이해하는 작은 불빛이 되기를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 글을 통해 이 시대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거창한 역사가가 아니더라도, 한 개인의 진솔한 기록은 그 시대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창문이 된다. 나의 가난했던 시절, 치열하게 일했던 청년기, 그리고 지금의 고민들이 모여 이 시대를 살아간 한 사람의 '증거'가 될 것이다. 후대의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으며 "그 시절 사람들은 이런 고민을 안고 살았구나"라고 공감해 준다면, 나의 고통은 헛된 것이 아니리라.

다시, 펜을 들며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나를 치유하고, 나아가 타인과 시대를 잇는 다리를 놓는 일이다. 눈물이 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내 마음속의 응어리가 녹아내리는 신호이자, 진정한 치유가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니까.

나는 오늘도 쓴다. 그 시절의 어린 소년을 위해, 그리고 언젠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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