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준비합니다.

2화: [재무] 월급쟁이의 마지막 숙제, IRP와 퇴직연금 세팅 실전

파이썬 공장 2025. 12.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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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66개의 잡동사니 주식과 짝사랑했던 회사를 정리하고, 심플함(Simple)을 선택하다

은퇴가 가시화되면서 마음은 급한데, 정작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점심시간 쪼개 은행 갈 시간도 없는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금융 공부란 참으로 높은 문턱이다.

하지만 내가 기어이 퇴근 후 모니터 앞에 앉아 '돈 공부'를 독학하게 된 계기는, 뼈아픈 투자 실패와 계좌 속 혼란 때문이었다.

1. 엔지니어의 짝사랑, 그리고 배신

나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한때 몸담았던 인연으로 **'포*코'**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현장에서 땀 흘리며 확인한 회사의 저력을 믿었기에, 주저 없이 내 자산을 그곳에 묻었다.

하지만 '좋은 회사'가 반드시 '좋은 주식'은 아니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주가는 내가 현장에서 느끼는 가치와 다르게 너무나 가볍게 흔들렸고, 장기적으로 가져가기엔 변동성이 너무 컸다. 믿음이 컸던 만큼 배신감도 컸다.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으로 버티기엔, 내 노후 자금이 너무 위험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2. IRP 계좌는 '잡동사니 창고'였다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마찬가지였다. 세액공제가 좋다는 말에 계좌는 텄는데, 정작 무엇을 사야 할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금융 지식이 전무하다 보니, 그저 좋아 보인다 싶은 펀드나 ETF를 닥치는 대로 담았다. 어느 날 계좌를 열어보고 나는 경악했다. "보유 종목 수: 66개"

내 IRP 계좌는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잡동사니 창고였다. 도대체 뭐가 수익이 나고 뭐가 손해인지조차 파악이 안 되는 상황. "이대로는 안 된다. 정리가 필요하다."

3. 제미나이와의 상담, 결론은 "Simple"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AI(제미나이)에게 묻고 또 물었다. 나의 상황(은퇴까지 남은 시간, 엔지니어 성향, 안정성 추구)을 입력하고 치열하게 토론한 끝에 내린 결론은 명쾌했다.

"복잡하면 망한다. 심플해야 성공한다."

66개나 되는 잡동사니를 다 정리하고, 한국 시장의 변동성을 피하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전 세계 자본이 모이는 가장 큰 시장, **미국(나스닥)**이었다.

4. 제미나이 전술의 핵심: 선택과 집중

이제 내 계좌의 원칙은 단순하다.

  1. 국장 탈출, 미장 안착: 짝사랑했던 국내 주식과 작별하고, 지난 수십 년간 우상향이 검증된 **나스닥 100(QQQ, QQQM)**으로 갈아탄다.
  2. 백화점식 투자 중단: 66개 종목을 모두 매도하고, 지수 추종 ETF 1~2개로 압축한다. 관리 포인트가 줄어드니 본업에 집중할 수 있다.
  3. IRP 1,800만 원 채우기: 일반 계좌의 주식을 팔아서라도 매년 IRP 한도(1,800만 원)를 채운다. 여기서 나오는 세액공제 혜택이 내가 주식 시장에서 머리 싸매고 얻을 수익보다 훨씬 확실하고 마음 편하다.

5. 은퇴를 향한 다짐

평생을 공장에서 엔지니어로, 늦깎이 대학생으로 치열하게 살았다. 이제 현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더 이상 복잡한 금융 상품이나 정에 이끌린 투자로 내 노후를 시험하지 않을 것이다.

"66개를 1개로 줄이는 용기." 이것이 금융 문맹이었던 내가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고 깨달은, 은퇴 준비의 가장 큰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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