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영문과] 3년의 쉼표, 그리고 마침표를 찍으며 -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어오는 오늘, 드디어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의 마지막 기말시험을 마쳤습니다. 답안지를 제출하고 고사장을 빠져나오는데, 시원섭섭하다는 상투적인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가슴을 스치더군요.

2학년 편입, 그리고 3년의 시간
돌이켜보면 3년 전, 2학년으로 편입학을 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현업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다시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간다는 것, 그것도 결코 만만치 않은 '영어영문학'이라는 전공을 선택한 것은 저에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지난 3년은 저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퇴근 후 무거워진 눈꺼풀을 이겨내며 강의를 듣고, 주말을 반납해가며 과제와 씨름했던 시간들...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언어의 장벽, 그리고 겸손함
"언어를 배운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히는 것을 넘어, 그 언어가 가진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하는 깊고도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부하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해석이 막힐 때마다 '배움에는 끝이 없구나', '역시 언어 공부는 쉽지 않구나'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습니다.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한 아쉬움, 더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미련이 왜 없겠습니까.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길, "조금만 더 잘할 걸"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완주(完走)의 가치
하지만 오늘 제가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단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일과 학업의 병행이 벅차 휴학을 고민했던 순간도 있었고,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 점수에 좌절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만두고 싶었던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결국 이 3년의 과정을 멈춤 없이 달려왔다는 것. 비록 수석 졸업생의 화려한 성적표는 아닐지라도, '중도 포기'라는 단어를 내 인생에 허락하지 않았다는 그 끈기만큼은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려 합니다.
아직 졸업장은 받지 않았지만
아직 졸업 사정이 남았고 졸업장을 손에 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 마지막 시험을 마침으로써, 마음속으로는 저만의 작은 졸업식을 치른 기분입니다.
지난 3년간 방송대 공부를 통해 얻은 것은 비단 영어 지식뿐만이 아닙니다. 나이와 직업을 떠나 배움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 그리고 꾸준함이 재능을 이길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소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무거운 전공 서적은 잠시 내려놓겠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은 내려놓지 않으려 합니다. 부족했던 부분은 앞으로의 삶 속에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채워나가겠습니다.
3년 동안 고생한 나에게, 그리고 함께 공부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이 되어준 학우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특별히 함께 공부해준 스타디그룹인 “파씨” 강사님, 학우님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수고했다. 그리고, 참 잘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