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에서 돌아와, 한국 사회를 다시 생각하다

얼마 전, 중국에 출장을 다녀왔다.
현지의 한 기업과 미팅을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있었다.
“요즘 한국 회사들은 너무 느려요.”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다. 한때는 ‘빠름’ 하면 떠오르던 나라가 바로 우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 기업들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회의에서 즉각 결정을 내리고, 실무는 속도감 있게 돌아간다. 예전에는 중국의 업무 문화가 느리고 복잡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오히려 우리가 느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문득 한국 사회의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요즘은 '워라벨'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흐름 자체는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누가 만든 말인지 모를 이 단어가, 어쩌면 대한민국을 100년쯤 뒤로 되돌려놓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워라벨이 때때로 ‘일을 적당히 하자’, ‘책임은 덜 지자’는 식의 자기 합리화로 변질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제 우리 사회를 한번 돌아봐야 할 때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은 줄어들고, 공대 지원자 수도 감소세다. 예전에는 기술을 익히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던 시대도 있었는데, 지금은 ‘기술자’라는 단어조차 낯설게 느껴진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손으로 일하는 일'에 대한 존중을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의 후대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
정말 일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을까?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일’이라는 가치 자체가 희미해지는 사회는 오래 가지 못한다. 오늘 하루를 마치며, 그 걱정을 마음 한켠에 품는다. 우리가 지금 놓치고 있는 것들이, 결국 미래의 무게가 되어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